매년 9월 19일이되면 멕시코 모든 지역에서는 지진 발생시 대처 방법을 위해 지진 대비 모의 훈련(2do Simulacro Nacional)을 실시합니다. 멕시코 정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9월 19일 오전 11시에 전국적으로 모의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 몇년간 한국에서 일어난 지진을 보면 한국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데요.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지진 발생시 대처 방법과 대피 요령을 미리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멕시코에서 경험한 지진

지난해 9월 19일 오전에 큰 싸이렌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밖으로 모두 나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비록 사이렌 소리가 귀에 거스리기는 했지만 싸이렌소리에 따라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여유로운 모습과 미소를 띄며 옆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던 중 그날이 바로 멕시코에서 매년 훈련하는 지진 대비 모의 훈련의 날이라는게 생각났죠. 그리고 사람들을 따라 밖으로 나가려고 하던 그때 상황은 종료되고 사람들은 다시 사무실과 집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나가려고 부랴부랴 준비하다가 그저 늘상있는 일인가보다하는 생각에 나가려고 준비하던걸 모두 내려놓고 다시 하던 일을 마저하고 있었죠.

지진 발생시 대처 방법
지진 후 멕시코 거리

그리고 한 두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싸이렌이 눌리기 시작했습니다. 방금 지진 대비 훈련이 끝났는데 무슨일이지하는 생각이 머리에 떠오를 때쯤 약간 어지러움이 느껴지고 이내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실제로 지진을 겪으리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기에 그리고 얼마나 심각한 상황으로 상황이 전개될지 몰랐기 때문에 할 수있는 최대한의 속도도로 가족들 손을 잡고 비상가방만을 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밖으로 나와보니 건물의 사람들이 모두들 놀란 표정으로 밖에 나와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족들을 토닥이며 위로하고 어떤 사람들은 짖어대는 강아지들을 진정시키고 있었죠.

밖으로 나오니 건물안에 있을 때만큼의 흔들림은 없었고 아니 더 이상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후에 뉴스 보도에 의하면 멕시코 시티에서 약 400km 떨어진 미초아칸 주에서 7.8의 강진이 발생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후 몇일간 계속되는 지진으로인한 흔들림에 자다말고 잠옷바람으로 새벽에 밖으로 대피하기도하고 황망하게 노트북과 비상가방만 들고 낮에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었죠. 이런 지진은 한국에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지라 이 여러 차례의 지진의 경험이 멕시코에서 치안생활문제만이 아니라 지진도 잘 대비해야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했습니다.

멕시코 지진 역사

멕시코는 환태평양 조산대(Circum-Pacific orogenic belt) 또는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조산대에 가장 많은 면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나라중의 하나입니다.

실제로 이 넓고 강력한 조산대에 영향을 받는 나라들에는 태평양을 기준으로 미국 서부, 캐나다 서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 칠레, 중앙아메리카 전 지역,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뉴질랜드 등과 같은 나라들이 모두 환태평양 조산대에 포함되어있습니다.

약 40,000km에 달하는 이 넓고 다양한 지역에서 전 세계의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몰려있고 전세계의 지진의 90%가 이 조산대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환경의 안고 있는 멕시코이므로 작은 규모의 지진뿐 아니라 몇 차례 메가급 지진도 경험했는데요. 그 중 멕시코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으며 현재 멕시코와 한국 및 다른 나라들의 지진 모의 대비 훈련등의 체계를 갖추는 계기가 된 1985년 멕시코시티 대지진이 있습니다.

1985년 멕시코시티 대지진

1985년 9월 19일 오전7시경에 발생한 이 8.1 규모의 지진은 약 9,500명의 사망자와 약 30,000명의 부상자를 낸 큰 지진이었습니다.

1940년대부터 큰 호황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룬 멕시코는 당시로서는 많은 높은 건물들을 올리고 있었는데 많은 건물들이 내진설계가 안된 부실건축으로 인한 건물들었습니다.

그로 인해 지진이 발생했을 때 당시 비교적 높은 건물이었던 6층 이상의 건물들은 대부분 무너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것이 부상자와 사망자를 더 많이 나게했던 요인이 되었습니다.

2017년 멕시코 중부 대지진

2017년 9월 19일 멕시코 푸에블라 주 산 후안 라보소(San Juán Raboso) 인근에서 발생한 7.9의 지진은 약 일주일전 멕시코 피히히아판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에 발생한 지진이라 충격면에서도 규모면에서도 멕시코 중부지역에 큰 피해를 준 지진이었습니다.

멕시코 정부의 보고에 의하면 약 112개 도시가 영향을 받았으며 최소 350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멕시코 지진 대비 모의 훈련의 날 9월 19일

지진의 피해에 못지 않게 멕시코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것은 1985년 2017년 그리고 지난해에도 같은 날짜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인데요. 멕시코 현지 사람들은 지난 1985년과 2017년에 워낙 큰 규모의 지진으로 피해를 보았던터라 그 충격과 두려움이 배나 더했었습니다.

특히 2022년의 경우는 지진 대비 모의 훈련을 마친지 약 1시간뒤에 실제 지진이 발생했던 터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모두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으로 여기는 9월 19일에는 멕시코 모든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싸이렌 소리에 맞춰 지진 발생시 대처 방법 훈련을 합니다.

지진 발생시 대처 방법

저같은 경우는 작년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막상 지진이 일어나니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지진 발생시 대처 방법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다음 내용은 멕시코 정부 지진 대비 모의 훈련 안내 사이트의 권고사항과 국민재난안전포털의 지진 발생시 대처 방법을 요약한 것입니다.

지진 발생 전 대비

  • 주변 안전지역이나 건물 내 안전한 공간을 미리 파악
  • 지진 대피 훈련 적극 참가
  • 건축이나 보수공사는 검증된 업체 선정으로 부실공사 방지, 사업자의 경우 재해보험 가입
  • 가스.물.전기 상태 수시 확인 및 안전한 상태 유지
  • 선반이나 책장 등 가구 위에 무거운 물건을 올려놓지 말 것
  • 장식용 전등 고정, 비상연락처.라디오.손전등.의약품상자 등을 구비해서 손이 닿는 곳에 둘 것
  • 비상 가방 준비

비상 가방

  • 담요, 따뜻한 옷 한 벌(속옷과 겉옷 포함),
  • 튼튼한 신발 손전등, 라디오(건전지식 혹은 자가발전식), 여분의 건전지
  • 구급상자, 호루라기
  • 휴대용 식기류, 캔 따개, 휴대용 공구 세트, 방수 성냥
  • 방진 마스크, 방수 테이프, 비상 보온 담요
  • 칫솔, 비누, 수건, 화장지
  • 어린이 또는 연로하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필요한 물품
  • 약, 처방전 사본, 기타 중요한 서류를 담은 방수 케이스
  • 비상 연락처와 가족이 만날 장소를 적어 놓은 기록, 지도
  • 신용 카드와 현금
  • 여분의 집 열쇠와 자동차 열쇠
  • 종이와 연필 같은 필기구, 책, 어린이 장난감

지진 발생시 대처 요령 – 장소별

► 집, 건물에 있을 때

  • 침착을 유지하고 건물 밖으로 대피할 수 있을 경우 신속히 대피해야합니다.
  • 대피시 소리지르지 않고 뛰지 않고 밀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 책장, 진열장등 가구, 텔레비전과 같은 낙하물을 피해 책상이나 식탁 아래로 들어가거나 기둥 가까이 문틀 아래에 몸을 피합니다.
  • 책상 식탁 밑에 피해있을 경우 태아자세(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양 무릎을 당켜 웅크린 자세)를 취합니다.
  • 주방에서는 가스를 차단하여 화재발생에 주의합니다.
  • 욕실에서는 몸을 낮추고 목욕대야, 수건, 목욕가운 등으로 머리와 몸을 보호합니다.
  • 높은 층의 건물일수록 흔들림이 크게 오래 지속될 수 있으므로 실내에서 떨어지는 물건에 더욱 주의하여야 합니다.

► 백화점, 마트와 같은 사람이 많은 장소에 있을 때

  • 출입문이 가까운 경우 침착하고 신속하게 건물을 빠져나갑니다
  • 출입문이 멀리 있을 경우 현 위치에 머무르면서 태아자세(머리를 감싸고 양 무릎을 당켜 웅크린자세)를 취합니다.
  • 진열장이나 위에서 떨어지는 물건으로부터 몸을 보호합니다.
  • 계단이나 기둥 근처로 피하고, 흔들림이 멈추면 안내에 따라 밖으로 대피합니다.
  •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다면, 손잡이를 잡고 앉아서 버틴 후 침착히 벗어납니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을 때

  • 지진이 발생하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아야 합니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면 모든 층의 버튼을 눌러 가장 먼저 열리는 층에서 신속하게 내린 후, 계단을 이용하여 대피합니다.
  • 만약 엘리베이터 안에 갇혔을 때는 인터폰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구조를 요청합니다.

► 자동차를 타고 있을 때

  • 가능하면 넓은 지역에 정차하고 차안에서 대기합니다.
  • 전신주나 건물 가까이에 주차하지 않습니다.
  • 비상등을 켜고 서서히 속도를 줄여 도로 오른쪽에 차를 세우고 긴급차량을 위해 도로의 중앙부분을 비워둡니다.
  • 라디오의 정보를 잘 듣고, 대피해야 할 때에는 열쇠를 꽂거나 놓아둔 채 문을 잠그지 않고 이동합니다.

지진 이후 대처 요령

  • 주거지(주택, 아파트)의 피해를 확인합니다.
  • 눈으로 보이는 손상이 있는 건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 성냥, 초, 라이터 등을 켜지 않습니다 (가스 누출에 따른 폭발 위험)
  • 가스유출이나 누수가 발견될 때는 즉시 관리실에 알립니다.
  • 바닥에 떨어진 케이블을 밟지 않습니다.
  • 긴급한 일이 아니면 전화를 사용하지 않습니다(전화가 안 될 경우 카톡, 왓츠앱 등 모든 통신방법 이용)
  • 라디오를 켜서 정보를 청취합니다.
  • 여진에 대비합니다 (여진 피해가 더 클 수 있음).
  •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를 유포하지 않습니다 (유포하기 전에 관계 당국이나 대사관에 사실 확인을 요청).
  • 손상된 건물(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 가까이 가지 않습니다.
  • 주변에 넘어올 수 있는 가구들이 없는지 살핍니다.
  • 붕괴된 건물 안에 매몰될 경우 침착성을 유지하고 물건을 두드리거나 소리를 질러 외부에 알립니다 (호루라기를 몸에 소지하면 도움이 됨)


0
Would love your thoughts, please comment.x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