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문명은 인류가 세계의 각각 네 지역에서 기원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네 지역은 중국 황하 강에서 시작한 황하문명, 나일 강에서 시작한 이집트 문명, 티그리스 또는 유프라테스 강에서 시작한 메소포니아 문명과 인더스 강에서 기원한 인도문명을 말합니다.

인류 문명에 대한 설명

한국 사람이라면 초등학교때 이미 학교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상식이죠. 별 의심없이 교과서와 선생님의 설명을 받아들였고 그 설명에 대한 의심은 전혀 해보지 않았습니다. 큰 강들이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주요한 역할을 했고 그로 인해 고대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다는 말은 매우 설득력있게 들리기도 했기 때문이죠.

필자가 중국에서 지낼 때 중국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종종 그들 자신이 황하문명의 후손이며 매우 유구한 민족의 자손임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많습니다. 민족적인 자긍심뿐 아니라 중국 사람들에게도 세계 4대 문명이라는 개념은 교과서를 통해 배운 사실 그대로 인것이죠. 오히려 이 개념은 그들의 자긍심과 민족 근간을 설명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시아가 아닌 나라들에서 생활을 하며 종종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면 사람들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세계 4대 문명이라는 개념을 그들에게 설명노라면 결국 그들도 내가 하고자하는 설명이 Cradle of civilization와 비슷한 개념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이해 하곤 했었습니다.

Cradle of civilization
Cradle of civilization

서양 문화권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서양 사람들이 세계 4대문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이해되지 않고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데요. 과연 세계 4대 문명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우리에게 이렇게 익숙해져 버렸을까요?

세계 4대 문명의 유래

이 세계 4대 문명 개념은 기원전 4000에서 기원전 3000년경 큰 강 유역에서 발달한 최초의 인류 문명 발생지들이 있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개념은 누가 처음 창안 또는 발견해낸 것일까요?

중국의 량치차오(梁启超)라는 사람이 이를 처음 주장했다고 합니다. 중국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 의하면 1873년2월23일 생의 량치차오(梁启超)는 중국의 사상가, 교육자이자 정치가였습니다. 그는 1899년 일본 망명 후 14년간 일본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의 생애 중 1900년 1월 30일에 태평양가(二十世紀太平洋歌)에서 지구에 옛날부터 4개의 문명이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태평양가(二十世紀太平洋歌)를 통해 그 동안 알지 못한 매우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됩니다.

세계 4대 문명은 주장 아닌 노래

이 태평양가(二十世紀太平洋歌)는 표현의 끝에 ‘가’라는 표현 그대로 하나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아시아 대륙에는 성이 량인 학자가 있다… (중간생략) 1899년 음력 12월 한밤중에 배는 태평양을 건넜다. 그 때 백성은 잠잠하고 달은 고요하고 거센 파도가 찬 별을 부수고… (중간생략) 20세기 태평양을 큰 소리로 노래합니다… (중간생략) 태초의 혼란의 세대에 풍족한 4개의 땅이 있어 그 땅들로부터 기원이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세계 4대 문명이라는 량치차오는 언급은 근거 있는 연구의 결과도 아니라 그가 바다를 건너며 밤바다를 보며 감정에 복받쳐 기록한 노래라는 것이죠. 그는 그때 청나라 때의 서태후를 옹립한 수구 세력을 대항해 일으킨 변법자강운동 또는 무술변법(戊戌变法)이라고 부르는 정치 혁명의 실패로 일본으로 망명을 떠나는 길이었다고 하는데요.

그가 그 전후에 어떤 고고학 자료나 지리학적인 사료를 근거로 이 주장을 뒷받침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우리가 세계 4대 문명의 근거로 여기고 있는 것은 여전히 태평양가(二十世紀太平洋歌)입니다. 위키백과, 나무백과등과 같은 자료들 역시 이 노래를 세계 4대문명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태평양가(二十世紀太平洋歌) 전문

세계 4대 문명
세계 4대 문명

세계 4대 문명 개념의 발전

후에 이 세계 4대 문명은 일본의 고고학자 에가미 나미오(江上波夫)가 자신이 이 개념을 창조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에가미 나미오는 (1906년 11월 6일 – 2002년 11월 11일)는 일본의 고고학자로 1948년 유라시아의 북방계 기마민족이 남하해 일본에 새로운 왕조를 건립했다는 기마민족설을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이 개념은 그와 일본에 의해 추후에 아시아에 퍼지게 된것이죠.

반대되는 주장들과 고고학적 증거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서양에서는 세계 4대 문명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문명의 요람(Cradle of civilization)이라는 표현만을 사용합니다. 4대 문명이라는 것이 한국, 일본, 중국에서 보편적으로 수용되는 개념이라면 서양은 중남미 대륙을 포함해 세계 각지역의 고대 문명과 문화들을 이에 포함시킵니다.

문명의 기원과 관련된 또다른 주장

문명의 기원과 관련된 또다른 주장으로 최근 중국 역사학자 쑨룽지(孫隆基)는 신간 ‘신세계사’ 제1권에서 “4대강 유역에서 문명이 기원했다는 설은 너무 깊이가 없고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대하(大河) 유역 요람설’은 고대 아메리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논박합니다.

모순되는 고고학적 증거

또한 실제 고고학적인 측면에서 중국의 발전은 황하 유역이 아닌 중국의 남서쪽이라고 합니다. 또한 중국의 고고학적 자료에 의한 중국 지역의 인류의 시작은 메소포타미아 문명보다 수백년에서 수천년까지 늦다고 하죠.

싼싱두이
싼싱두이

게다가 중국의 가장 오래된 고고학 발굴중에 중국의 ‘황금 가면’이라고도 불리는 쓰촨 성 ‘싼싱두이’(三星堆)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 것은 중국에서 발견된 유적이 메소포타미아의 유적과 매우 흡사하다고 합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발견될 수 없는 형태의 물건들인 것이죠.

글을 마치며

중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개념을 담고 있죠. 실제로 중국을 비롯해 어느 나라이든 세계의 역사를 자국 중심의 이해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중국의 한 학자가 세계 4대문명 세계 문명의 발원지라는 개념에 중국을 끼어 넣으므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민족적인 자긍심을 부흥하려는 일단의 노력이 아니었을까하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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